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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음 도시

71. 사람보다 자연의 소리가 더 큰 도시가 있다? 세계의 저소음 도시 탐방

1. 소음에서 벗어난 도시 – 조용한 환경이 주는 삶의 변화

도시는 흔히 소음과 함께 존재한다. 차량의 엔진 소리, 사람들의 대화, 공사장의 기계음 등은 우리가 도심에서 마주하는 일상적인 배경음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는 반대로 자연의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조용한 도시들이 존재한다. 이런 도시에서는 자동차 경적 대신 새소리, 바람 소리,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조용한 환경 덕분에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도시 소음이 50dB을 넘어서면 스트레스 증가, 수면 장애,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이에 반해, 저소음 도시는 평균 30~40dB 이하의 환경을 유지하며, 이는 자연 속에서 듣는 바람 소리나 잔잔한 강물 소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음 공해에서 벗어난 도시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현대인이 보다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미래형 도시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대표적인 저소음 도시들은 어디일까? 그리고 이곳들은 어떻게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을까?

 

사람보다 자연의 소리가 더 큰 도시가 있다? 세계의 저소음 도시 탐방

2. 자연이 주는 평온함 – 세계의 대표적인 저소음 도시

세계에는 의도적으로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는 도시들이 있다. 이들은 교통량을 줄이거나, 녹지 공간을 확대하거나, 산업 활동을 최소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연이 지배하는 소리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1) 노르웨이 플로름(Flåm) – 피오르드의 고요한 울림

플로름은 노르웨이의 웅장한 피오르드 지역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인구가 적고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자연의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거대한 협곡을 따라 흐르는 폭포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 새들의 지저귐이 주요한 소리 환경을 구성한다. 플로름은 차량 통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광객들에게 전기버스 및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모든 건축물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어 있다.

2) 캐나다 밴프(Banff) – 야생동물이 사는 조용한 도시

밴프는 캐나다 로키산맥의 중심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밴프 국립공원 내에서는 자동차 속도 제한이 엄격하게 적용되며, 일부 구역에서는 차량 진입이 금지된다. 도시에서는 곰, 사슴, 엘크 등이 자주 출몰하며, 도심 한복판에서도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밤이 되면 인공 조명이 적어 별빛이 선명하게 보이며, 정적 속에서 바람 소리와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더욱 또렷하게 들린다.

3) 뉴질랜드 테카포(Tekapo) – 밤하늘이 지배하는 고요한 마을

뉴질랜드 남섬에 위치한 테카포는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은 ‘국제 밤하늘 보호구역(International Dark Sky Reserve)’으로 지정되어 있어 빛 공해뿐만 아니라 소음 공해도 엄격히 통제된다. 밤이 되면 자동차 통행이 제한되며, 인공적인 소음을 줄이기 위해 마을 내에서 확성기 사용이 금지된다. 덕분에 테카포에서는 밤하늘의 별빛이 강렬하게 빛나고, 주변의 자연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3. 조용한 도시를 위한 정책 – 어떻게 소음을 줄이는가?

저소음 도시들이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에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체계적인 정책과 규제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시들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1) 차량 제한 정책

많은 저소음 도시들은 자동차 통행을 제한하거나, 전기차 및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여 교통 소음을 최소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도심 내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고, 대신 트램과 자전거 도로를 확대하여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2) 녹지 공간 확대

나무와 식물은 자연적인 소음 차단 역할을 하며, 도시 소음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밴프와 같은 도시들은 주거 지역과 도로 사이에 녹지 공간을 배치하여 자연 소음이 더 크게 들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3) 산업 및 상업 소음 규제

저소음 도시들은 공장이나 대규모 상업 시설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하여, 거주 지역으로 전달되는 소음을 줄이는 전략을 사용한다. 또한, 파리와 같은 도시는 야간 소음 규제를 강화하여 늦은 시간대의 불필요한 소음을 최소화하고 있다.

4) 스마트 소음 관리 시스템 도입

최근에는 AI 및 IoT 기술을 활용한 소음 감지 시스템을 도입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는 도시 곳곳에 소음 센서를 설치하여, 특정 지역에서 소음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4. 미래의 저소음 도시 –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저소음 도시들은 단순히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한 미래 도시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 도시들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음 공해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소음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도시들이 늘어난다면, 미래의 도시는 보다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저소음 도시가 미래 도시의 기준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스마트 소음 관리 시스템,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녹지 공간 확대, 건축물의 소음 저감 설계 등 다양한 기술과 정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또한, 시민들도 소음 저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불필요한 소음 발생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

소음은 현대 도시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처럼 보이지만, 세계 곳곳에는 자연의 소리가 사람의 소리를 압도하는 저소음 도시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도시들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미래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도시에서 살아가길 원하는가? 끊임없이 소음 속에 살아가는 현대 도시인가, 아니면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지배하는 조용한 환경인가? 이제는 소음을 줄이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